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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24의 게시물 표시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누구일까?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31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가족 때문에 이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옛 경험을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의심병자'의 기록 "으로 정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무슨 도시 전설처럼 온라인 상에 퍼져 있다는 것을 처음 살펴본 계기였습니다(2020년 10월). 게다가 그 이야기의 확산에 언론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스포츠동아 기사, https://sports.donga.com/3/all/20180307/88998857/3 나무위키에도 관련 문서가 작성되어 있습니다(' 나무: 리칭윈 '). 위키백과에도 나오는군요( 위키: 리칭윈 ). 이런 내용들에 '의심'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단지 '증거가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다는 수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이라는 장수인에 대한 기사는 지금도 종종 언론에 등장합니다. 구글 '뉴스' 검색 결과 중에서 사실확인이 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시사in 기사를 보면 '기네스북에서 검증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이런 기사는 가쉽성으로 편하게 다루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믿거나 말거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서 '풍문으로 들었소'가 '이런 사실이 있다'로 둔갑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의심'이 많은 사람들도 이런 이야기 거리는 그러려니 하는 것인지 그냥 유통이 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정신병', 스캡틱, 박한선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28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이 글은 Skeptic Korea의 " 정신의학의 오래된 과제, 과학적 치료와 처방 "에 관한 얼룩소글의 출처를 체크하고, 정신질환 치료의 현실에 대해 박한선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를 정래해 본 글입니다. ─── ∞∞∞ ─── 최근에 나온 글인 줄 알고 찾아봤더니 전에 나온 글이군요. 마침 어제(1/27) 정신과 의사 출신 인류학자 박한선 선생님을 통해서 관련 이야기를 듣고, 글쓴이부터 찾아 봤습니다. 다른 저자인 걸 보고, 정신의학계에서 상당히 유명한 이야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박선생님께서 정신병 진단과 치료에 '정신분석학'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셔서 좀 어리둥절 했었습니다. 심리학계(실험심리가 중심이 된)에서는 배우지 않게 된 분야로 알고 있어서 의학 분야에서도 당연히 퇴출되었다고 지레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왜 인지 모르지만, 효과가 있다'는 면에서 정신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현실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 '정신분석학'도 프로이트, 융 시절의 버전이 아니라 많이 업데이트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부분은 과문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제 박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도 떠올라 흥미롭게 이 스켑틱의 글을 읽다가 문득 출처가 궁금해서 찾아 보니, '한국 스켑틱'에는 14권(2018년)에 "정신의학은 과학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로 실려있었습니다. (스켑틱에서 얼룩소에 올리는 글이 최근호에 실린 글이 아니라는 걸 이제사 깨달은 거죠) https://www.badabooks.co.kr/SKEPTIC_magazine/?idx=54 글은 14권의 68~83쪽에 실렸습니다. 이 글을 일부 발췌해서 재편집한 것이 위의 얼룩소에 실린 글이더군요.

미신은 스팀팩?!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2월 8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미신은 스팀팩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팀팩' 미신적 관념과 행동은 실제 현실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유사와 인접의 관념연합적 원리에 근거한 상상된 인과관계를 이용합니다. 행위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하는 상상된 인과관계를 활용하는 것이 미신 행동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된 인과관계(헌 이빨 줄게 새 이빨 다오)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행위자의 심리 상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긍정적 생각을 만들어 내는 주요한 방식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통제감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인류학적 관찰 사례로 유명한 것은 말리노프스키가 트로브리안드 섬 사람들의 고기잡이 주술 의식에 관해서 기록한 것입니다.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Map-of-the-Massim-region-showing-the-location-of-Rossel-Island-with-an-inset-showing-the_fig1_324321831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섬 사람들이 “강력한 파도나 태풍, 암초”의 위험요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배를 만들고, 첫 항해를 하고, 배에서 고기를 잡는 과정 내내 주술적인 의식을 하며, 정말 위험한 순간이 닥쳤을 때도 주술에 의존”하는데 반해서 근해에서 하는 안전한 어로 활동 시에는 주술 의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통제감의 효과 통제감을 갖는 것의 긍정적 효과는 좀 오래된 연구이긴 하지만 주디스 로딘과 엘런 랭어의 연구(1976)*를 들 수 있습니다. 요양원에 있는 노인을 두 그룹으로 나

징크스, 미신은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있다 (일부 제한 요소가 있지만)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2월 5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스포츠 선수들의 징크스 스포츠 선수들의 징크스도 미신의 일종으로 많이 이야기합니다. ‘징크스’(jinx)는 사전적인 의미로 ‘불운을 가져오는 사람이나 사물’ 혹은 ‘불운을 가져오다’라고 합니다. 20세기 미국 야구에서 쓰인 속어가 일상어로 정착된 말입니다. 그 모어가 되는 말 jynx는 부적이나 주문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참고: "jinx,"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 말을 ‘불운을 피하기 위해서’ 혹은 ‘좋은 운을 얻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나 소지하는 물건’을 뜻하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징크스 행동이나 물건과 그것으로 기대되는 결과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지만, 사람들은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징크스 행동을 하거나 징크스 물건을 착용합니다. 이 부문에 늘 회자되는 수퍼 스타가 있습니다.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과 은퇴한 NBA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입니다. https://www.facebook.com/NBAonESPN/photos와 https://www.sportsbettingdime.com에서 조던의 경우 1982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신입생으로 NCAA(전미 대학 체육협회)의 전국 토너먼트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 당시 유니폼 반바지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NBA 선수가 되어서도 그 대학팀 유니폼 반바지를 안에 입고 겉에는 NBA팀(시카고 불스)의 더 긴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뛰었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NBA에서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반바지 스타일이 유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NBA 선수 중에서 징크스 행동으로 더 주목할 만한 사례는 레이 알렌W. Ray Allen인데, 우리—농알못—에게는 낯선 인물이니 패스하겠습

미신을 떠올리는 마음(뇌)을 생각해 본다면?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29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신 중에 숫자 미신이 있습니다. 구글 이미지에서 한국과 미국의 엘레베이터 버튼 한국에서는 숫자4를 불길한 수로 여기죠. 건물에 4층을 쓰지 않는 경우가 제법 많이 있습니다. 전국 건물에 4층을 쓰지 않는 건물이 얼마나 되는지, 건물의 용도와 상관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하네요. 한자문화권에서는 대체로 4를 불길한 수로 여깁니다. 숫자 4[四]와 죽을 사(死)의 중국어 발음이 비슷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전혀 다른 두 표현이 하나로 묶인 것입니다. (사후적 이유 찾기를 위한 해석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자문화권만 불길한 숫자가 있는 게 아닙니다. 서구에는 13이라는 숫자가 유명합니다. 서양 사람들도 엘레베이터에 13을 두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13이 불길한 숫자가 된 연유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만, 예수의 13번째 제자가 가롯 유다라는 배신자, 악마의 하수인이었기 때문에 13이 불길하게 여겨졌다고 많이 회자됩니다. 그러나 명확한 근거 없이 그저 숫자에 맞춰 추측한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그 외의 설명들도 대부분 그럴 듯한 '카더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숫자 미신 사례는 이런 사고방식(미신)이 세계에 널리 퍼져있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어떤 숫자를 불길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이 일반성이 있다는 점과 함께 '어떤 숫자가 불길한가'는 문화권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미신에 대한 과학: 직관적이고 빠른 정보 처리 장치의 오작동 어쨌든 세계 도처에서 고금을 막론하고, 21세기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에도 미신적 사고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주로 심리학

미신에 대한 중립적 개념은 무엇일까?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25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미신, 사이비, 이단 이 말들은 종교의 대척점에 있는 개념들입니다. 미신은 종교적 의식(儀式)이지만, 종교적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을 지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비과학적인 믿음을 통칭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이비(似而非), 말뜻은 ‘비슷하지만 틀린 것’이죠. 영어의 ‘pseudo-’에 대응되는 말입니다. 사이비 종교를 ‘pseudo religion’이라고 하지요. ‘가짜’라는 의미가 두드러집니다. '사이비'란 말은 『맹자(孟子)』, 「진심장구하(盡心章句下)」 편에 수록된 말입니다.  孔子曰: 惡似而非者(공자왈: 오사이비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닌 것을 싫어한다." 출처: 다락원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darakwonchild) 이 언급의 자세한 맥락은 다음의 글을 참고하세요( 사이비-나무위키 ). 겉만 그럴 듯하고 속은 빈 경우를 말합니다. 사이비란 말은 참된 종교와 거짓 종교를 말하는 맥락에서 많이 쓰이게 되면서 애초 의미에서 '거짓 가르침'으로 변하였습니다(사이비과학, 사이비종교 등등). 이단(異端), 말뜻은 ‘끝이 다르다’이고, 의미상으로 ‘사이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집주』의 주자주(朱子註) 중 '맹자는 양주와 묵적과 같은 이단에게서 유교를 지켰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유교의 맥락에서 '이단'의 대표주자는 '양주와 묵적'입니다. 양주는 '위아설'(나만 위하면 돼), 묵적은 '겸애설'(모두 무차별적으로 사랑하라)로 이야기됩니다. 유가들이 곡해해서 '무부무군(無父無君)의 가르침'으로 평가되는 것이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기억의 오귀인(misattribution) 현상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23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본래 제목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 ───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 말은 통상 괴테가 한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중에서 누가 한 말인지 적지 않은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 제목으로도 많이 회자된 표현입니다. 어쨌든.. 괴테가 한 말이 아닙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누가 한 말인가?│오귀인 사례 (4) ")을 참고하시고요. 출처를 찾아보면, 리처드 L. 에반스라는 라디오 아나운서이자 작가(우리에게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십이사도 정회원이기도 했음)의 책-- Faith in the future (1963)--에서 'Direction is more important than speed.'라는 표현으로 등장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Life is a Matter of Direction, Not Speed.'는 콩글리시 버전이고요). 에반스가 처음 이 표현을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표현의 유행이 시작된 시기에 찾아 볼 수 있는 명확한 출처로 그의 책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명확한 사실입니다. 심리학 분야에서 출처를 잘못 대는 기억의 오류를 기억의 오귀인(misattribution of memory), 그 중에서도 '출처 혼동(source confusion)'이라고 합니다. 명언 사례에서 풍부하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만, 명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책, 디자인 등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집니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오류'로 취급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메커니즘이 가진 특성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

미신과 종교라는 개념에 담긴 '너는 틀렸고, 내가 맞다'

※ 이 글은 ' 얼룩소 '에 2023년 1월 21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 ∞∞∞ ─── 미신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 그게 무엇이냐 물어 본다면 우리는 어떤 행위들이나 관념을 이야기합니다. 뇌과학자 정재승 선생님도 미신 이야기를 하면서 '빨간색으로 이름 쓰는 행위가 불길하다는 미신'을 이야기했습니다. 차이나는 클라스, 정재승 편 미신이 어떤 것인가를 말할 때, 이렇게 미신에 속한 것들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시험 볼 때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 '시험 볼 때 포크를 선물한다' '손 없는 날 이사해야 한다' '밤에 손톱을 깎으면 안 된다' '귀신을 쫓기 위해서 팥죽을 먹는다' 그럼 '미신'은 어떤 것이냐 설명해 보라면, 아마 이런 말들을 늘어 놓게 될 겁니다. https://engoo.co.kr/blog/먼나라이웃나라-세계-각국의-다양한-미신들/ 표준국어대사전에 바로 그와 같이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미신' 항목 그런데 이런 개념은 일상에서는 그런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쓸 수 없는 설명입니다.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게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경제적 판단과 믿음에도 그런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가령 '관상은 과학이다', 'ABO 혈액형 성격론', '과시적 소비' 등등. 어떤 종교적 맥락에서 '이상한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미신'이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종교와는 다른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위 국어사전의 개념 정의는 종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