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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산만함을 억누르고 집중력을 유지하는가┃신경종교학을 위한 논문 읽기(2)

최근 발표된 한 신경과학 연구 는 우리의 주의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하며, 특히 신경종교학 (neurotheology)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주의력 을 유지하고 주의 산만 을 극복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다루는데, 현대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주제다.  이번 글에서는 주의력과 주의 산만의 신경과학적 기제 를 파헤친 최신 연구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고, 나아가 종교적 경험과 주의력의 관계를 진화인지종교학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을 생각해 본다. 이를 통해 뇌가 어떻게 집중 을 지속하고 방해를 무시하는지, 그리고 종교적 수행과 의례가 이러한 주의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https://neurosciencenews.com/attention-distraction-neuroscience-28438/ '신경과학 뉴스' 관련 기사 내용 미국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WUSTL) 연구진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뇌가 집중을 유지 하는 방법을 조사하였다. 놀랍게도,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일 때 단순히 더 힘껏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방해가 되었던 산만한 자극을 무시함으로써 집중력을 높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시 말해 뇌는 중요한 정보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방해 요소를 선택적으로 억제 하는 전략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주의력이 작동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주의 산만을 다루는 기존 이론에 대한 업데이트를 요구한다. 연구팀은 “어려운 과제를 겪은 후 뇌가 그때 방해되었던 요소에 익숙해져서, 다음번에 비슷한 방해가 나타나도 영향을 덜 받게 된다”는 주의 조절의 적응 현상 도 확인했다. 이는 우리의 과거 경험 이 현재의 주의 집중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뜻으로, 주의력이 일종의 학습 능력 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현실 세계와 유사한 복잡한 멀티태스킹 상황을 만들고자 새로운 과제를 도입했다. 기존의 스트룹(Stroop) 테스트 처럼...

죽음에 관한 '진짜 목사' 이야기 + 사족

※이 글은 얼룩소 글(23.7.20)을 옮겨온 것입니다. ━━━━━━ ♠ ━━━━━━ 저의 은사님이었던 노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노선생님께서 여든이 넘으셨을 때, 70대 중반의 동생이 치명적인 암(완치가 어렵고 생존기간이 짧은)으로 투병하던 중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미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재산을 비롯한 신변 정리를 마치고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병원에서 노선생님과 그 동생은 동생 사후 장례식, 화장 등 죽음 이후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이때는 의사가 요양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죽음이 머지 않아 그냥 병원에 있게 한 후로 환자와 그 가족은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때였습니다. 그때 동생 분이 다니시던 교회의 목사와 신도들이 병문안을 왔습니다. 그리고 목사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출처: 뉴스앤조이 '하느님, 000 성도의 병을 낫게 해 주세요.' 목사와 신도들이 돌아간 후에 형제는 목사의 '낫게 해 달라'는 기도의 엉뚱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래 동생의 딸이 병문안을 왔다고 합니다. 그 조카는 미국 동부의 백인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목사였습니다.  조카 목사는 기도하기 전에 환자에게 먼저 이렇게 물었습니다. '00삼촌, 뭐에 대해서 기도하고 싶으세요. 제가 같이 기도해 드릴께요.' 조카 목사가 돌아가고 나서 동생은 형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00은 진짜 목사네요.' ____________ 이미 죽음을 운명, 신이 정하여 놓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신에 의한 치병의 기적'을 요구하는 기도가 얼마나 황당한 일일까요? 오히려 공감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로 '치병의 기도'를 하는 목사가 항상 '진짜 목사'가 안 된다고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불치병, 난치병에 걸린 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