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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 '크리스마스와 동지'의 관계를 물어 보았다.

요즘 핫하다는 '챗GPT'에 크리스마스와 동지의 관계를 물어보았다. https://openai.com/ 나: 크리스마스가 동지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니? 챗봇: 크리스마스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12월 25일에 기념하는 축제일이며 종종 북반구에서 1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동지와 관련이 있다. 동지는 보통 12월 21일 또는 22일 경에 발생하며 태양이 하늘에서 가장 낮은 지점에 도달하는 것, 즉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을 표시한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원래 기독교 이전의 동지 축제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종종 태양의 재생과 낮이 더 길어지는 시기의 복귀와 관련이 있다. 고대 로마인과 고대 켈트족을 포함한 많은 고대 문화에는 동지와 태양의 귀환을 중심으로 한 전통과 축제가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및 종교적 영향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지가 축제일의 기원에 역할을 했을 수도 있지만, 크리스마스는 광범위한 종교적, 문화적 전통과 연관되어 현재 전 세계의 다양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기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동지의 관계에 대해서 비교적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지 축제와 관련성을 '논증'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정보(동지 축제와 관련되지만 현재는 역사/문화/종교적 설명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거나 복잡하게 변화했다)는 대체로 잘 이야기하고 있다. 인지진화적 설명은 관련 문서가 부족하기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테일이 부족한 것도 한계라 할 수 있겠지만, 간단한 답변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챗GPT가 3문단으로 설명하는 것을 나는 A4 몇 페이지로 설명했던가. 대학 등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나 시험문제를 내줄 때 이제 안일하게 내면 AI가 답을 써주는 시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 ∞∞∞

절기, 시간의 마디와 의례 본능

‘크리스마스와 동지 축제’라는 타이틀의 시리즈물의 마지막 글이다. 이전 글까지 확인하려고 했던 것은 ‘크리스마스’가 동지라는 ‘시간의 마디’에 이루어지는 의례였고, 지금도 그 특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물을 수 있는 것은 '이런 시간의 마디에서 인간은 왜 의례 행동을 하는가'가 될 것이다. 동지 축제의 주요 요소라고 할 만한 것들이 ‘주술-종교적 목적의 행동’이라는 점을 지난 글( 핼러윈, 크리스마스, 만우절의 공통점 )에서 언급했다. 팥죽과 주술-종교적 위험 회피 우리의 동지 축제 때 관습으로 ‘팥죽 먹기’가 있는데, 그것도 동지 축제에서 많이 보는 주술-종교적 행동이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습에 대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설명을 보자.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는 오랜 관습이 있는데, ... 팥죽에는 축귀(逐鬼)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니, 집안의 여러 곳에 놓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薦新)의 뜻이 있다. ...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의 일종이다.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로 팥죽을 쑤어 먹는다는 것이다. 이런 동기는 이 풍습이 관습화되면서 많이 약화되고 새해에 떡국을 먹는 것처럼 ‘한 살을 먹는다’는 의미 정도로 축소되었다. 세계 도처의 ‘동지 축제 풍습’, 또 신년 의례를 보면 시간이 변하는 시점에 귀신이나 악령이 출몰하고 이들로부터 인간이 액, 살과 같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념이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한 모종의 행동(의례)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시간의 ‘경계’만큼이나 공간의 ‘경계’에서도 인간의 종교적 상상력은 활발히 작동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누석단이다. 영어권에서는 cairn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공간으로 진입할 때 사람들은 민감하게 초자연적

핼러윈, 크리스마스, 만우절의 공통점

‘시간의 마디’에서 의례 행동을 하는 인간의 진화된 본성을 살피기로 했는데, 이 부분도 내용이 길어져서 두 부분으로 나눴다. 첫 번째는 ‘핼러윈, 크리스마스, 만우절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다. 왜 크리스마스의 동지 축제적 특성을 살펴봐 왔는지 정리해 보기 위한 출발점이다. 종교적, 역사적, 자연적 층위들이 어떻게 복잡하게 어우러져서 종교적 관습—크리스마스—이 지금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인지 살펴보는 작업의 마지막 부분이다. 동지 축제적 요소들 인간의 의례 행동은 종교 전통 속에서 너무 복잡하게 그려진다. 종교적으로 체계화된 어떤 세계관 혹은 어떤 종교적 사건을 기념하는 의미가 강조되다 보니 의례 행동은 종교적 믿음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처럼 비춰진다. 크리스마스가 동지 축제의 모습을 ‘동지’ 날짜와 이틀의 시간 차이가 있음에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4편의 글을 통해서 살펴봤다. 크리스마스와 동지 축제(1) - 예수의 탄생일?  [ 블로그 ] 크리스마스와 동지 축제(2) - 기독교 초기 동지 축제의 크리스마스화는 실패였다  [ 블로그 ] 크리스마스와 동지 축제(3) - 기독교 시대의 크리스마스도 연말 잔치 느낌  [ 블로그 ] 크리스마스와 동지 축제(4) - 크리스마스는 타락한 적이 없다, 덧칠되었을 뿐  [ 블로그 ] 기독교적 의미가 두드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기독교 이전에도 기독교사 초기에도 중세에도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과거 동지 축제의 영향이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과 ‘산타클로스’(성 니콜라우스를 떠올리지만 그는 엘프다)라는 이름에서 기독교적 외피를 찾아볼 수 있지만, 실제 이 시기의 축제 감각은 ‘시간의 끝과 시작’이라는 시간의 마디에서 의례를 요청하는 인간의 본능적 감수성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게 드러난다. 동지 축제의 요소는 ‘떠들썩한 잔치, 자선, 베풂’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향성은 지금도 두드러진다. ‘죽은 자/영혼의 출몰, 가면극, 액막이’ 등의 요소는 지금은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런 주술-종

크리스마스는 타락한 적이 없다, 기독교의 덧칠이 있었을 뿐

크리스마스의 현대적 관습(크리스마스 트리, 캐럴, 선물,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등)은 기독교적인 게 아니다. 게다가 그 형성 시기도 비교적 최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의 기원을 살펴보자.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의 경우 직접적으로 유럽 북부의 상록수 가지를 이용한 장식 관습—동지 축제 풍습—과 관련되어 있다. 기독교 이전에도 동지 축제 때 상록수를 사용한 예를 여럿 찾아 볼 수 있다. 서구인들은 주로 유럽과 연관된 지역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집트에서는 동지의 태양신 라 숭배 의식 때에 녹색 종려 나뭇잎으로 집을 장식했다. 이집트인들은 겨울을 태양신이 아프거나 어디론가 떠나버린 때라고 여겼고, 동지 이후에는 다시 낮이 길어지니 라 신이 회복되어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집트인들은 푸르른 종려 나뭇잎을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로마의 동지 축제인 ‘사투날리아’ 때 로마인들도 상록수로 집과 신전을 꾸몄다. 로마인들도 동지 이후로부터 생명이 움트는 풍요의 시기가 도래하게 된다고 여기며 이러한 상록수 장식을 했다고 한다. 북유럽에서는 고대 켈트족의 사제인 드루이드도 영원한 생명의 상징인 상록수 가지로 사원을 장식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이킹은 상록수를 태양신 발드르(Balder)의 특별한 식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프레이저의 ‘황금가지’에 나오는 ‘겨우살이’와 관련이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직접적 전파 과정은 16~19세기에 걸쳐 독일에서 영국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전해져 뿌리내리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16세기 독일 개신교도들에 의해 가톨릭적인 크리스마스 풍경을 바꾸기 위해 트리와 촛불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영국에 전해진 것은 독일계 영국 왕실로부터였다. 영국 왕실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나무 주위에 선물을 놓는 풍습이 유행하고 점차 부유한 중산층에도 확산되었지만, 대중화의 결정적 장면은 빅토리아 여왕 가족 행사 보도를 꼽는다. 1848년 London Illustrated N

중세 크리스마스, 과거 동지 축제의 지속

동지 축제의 지속으로서 중세 크리스마스의 모습 대략 5세기에서 16세기까지의 중세 시기, 12월 25일 전까지 강림절 * 의 금식을 지키고, 25일부터 만찬과 축제의 시간을 12일간 가졌다고 한다(동지 → 신년 의례). 이 시기에 사람들은 '먹고 마시며 즐겁게 지내고, 변장을 하고, 게임을 하고, 춤을 추고 다녔다'. 그리고 이 시기 영주는 소작인들에게 12일의 휴가를 주고 만찬을 대접할 의무가 있었다. * 강림절(대강절[待降節] 혹은 대림절[待臨節]이라고도 함, '예수 강림을 기다리는 시기')은 크리스마스 전 약 4주간의 기간. 크리스마스 전 4번째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https://www.history.com/news/middle-ages-christmas-traditions 중세 크리스마스 축제를 특징짓는 것 중의 하나가 변장 게임과 역할 바꾸기 놀이였다(기독교 이전 이교도 풍습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설명된다). 변장 놀이(mumming)를 하는 사람은 동물 가면을 쓰거나 다른 성(남자가 여자)으로 변장하고서 지금의 'trick or treat'과 비슷한 장난을 집집마다 다니며 하거나 해당 축제와 관련된 민속 노래를 불렀다(‘핼로윈’의 근원을 추적하면 켈트족의 ‘신년 의례’와 만난다. 이에 대해서는 신년이 되면 정리해 볼까 한다). 요리된 동물 머리가 동물 가면으로 자주 사용되었는데, 수퇘지 머리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세 후기로 가면서 나무로 된 수퇘지 가면으로 대체되었다. 12일의 축제 기간 중 1월 1일에 '바보들의 축제'라고 불렸던 행사가 있었는데, 이때 사제, 부제(deacon) 등 교회 직원들이 객기부리는 걸 용인해 주는 풍습이 있었다. 역할 바꾸기가 빈번하게 이루어졌고(하급 부제가 설교를 한다든지),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다('만우절'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신년 의례' 글에서 다룰 예정).  15세기 프랑스에서 어떤 이는 이런 풍습을 비

기독교 초기 동지 축제의 크리스마스화는 실패

이교도 신앙의 기독교적 전유(이교도 신앙을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적으로 세탁했다) 크리스마스의 유래가 로마의 동지 축제에 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유명하다. 그래서 로마의 태양신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이교적 풍습이라는 말이 있다. 일부 기독교계 신종교에서는 현대 개신교 및 가톨릭이 타락했다는 증거로 ‘크리스마스’를 들기도 한다. 이날을 여전히 ‘예수의 탄생일’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의 축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건 그저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사실 거슬러 올라간다면 로마에서 멈출 이유는 무엇인가 물을 수 있다) 앞 글(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생일이 아니다?! )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날이 실제로 예수가 태어난 날은 아니다. 종교적으로 그렇게 믿어질 뿐이다. Saturnalia (detail) by Antoine Callet, 1783. (historytoday.com) 어쨌든 기독교 이전에 로마에서 동지 전 며칠 동안 사투르누스Saturnus 신을 기리는 축제인 사투날리아Saturnalia 기간(12월 17일에서 23일)이 있었다. 사투르누스(영어로 새턴Saturn, ‘토성’의 영어명이기도)는 그리스 신화에서 크로노스에 해당하는 신이다. 이 대목에서 왜 '사투르누스'인가 생각해 볼 수 있다. '태양신'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이 될 수 있다. 그리스 신 크로노스에 대응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요한 포인트가 '시간'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동지-태양신 연결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의 분기점'이라는 점이다. 이 축제 기간은 역법의 변경 및 여러 사회적 요인으로 동지 날짜 전후로 바뀌었고, 12월 25일이 축제의 절정인 날로 여겨졌다. 시리아의 미트라스 숭배 양식을 채용해 12월 25일은 '솔 인빅타'(Sol Invicta, '정복되지 않는 태양')라는 축일이 로마에 만들어지기도 했다(아우렐리아누스 황제(214-275) 시기)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생일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화 된 동지 축제다." https://www.independent.co.uk와 https://theconversation.com 이런 말을 기독교인이 듣는다면 불경한 이야기로, 비기독교인이 듣는다면 '이교도 축제 카피캣'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로 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교도 관습의 기독교화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하등 흥미로울 게 없는 이야기다. 새삼스러울 게 없을 테니 말이다. 또 크리스마스를 현대인이 기념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적어도 지금 현실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분명 현대에 와서는 기독교의 얼굴을 한 연말 축제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한 휴일, 연인을 위한 휴일 등으로 받아들여지며 인간관계의 '(재)결합'(유대감에서 성문화까지)을 유도하는 축제일로 향유되고 있으니 말이다. 어떤 면에선 불경하고, 어떤 면에선 뻔한 이 관습은 역사적 변천을 겪으며 문화의 복잡하고 다양한 층위들을 나무의 나이테처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장 조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다. 지금도 이런 축제일 기념의 문화적 적합성을 유지시키는 인간의 (존재 지속을 위한) 필요에 관한 것이다. 거기에 가 닿기 위해서는 이 축제일과 관련된 다양한 설명의 층위들을 한 꺼풀씩 벗겨 들어갈 필요가 있다. 종교적 관습의 세 층위 종교적 관습을 우리가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려고 할 때, 사회적 권위를 가진 종교의 설명(주로 종교 내부의 정통 역사관에 입각한 설명)과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문화 현상이라는 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그 생각을 지배하는 권위를 지닌 설명, 종교의 교리에 입각한 설명은 외면하기 힘든 표준적 설명이 되는 게 당연하다. 이 표준적 설명은 문화 현상이 종교적으로 어떻게 정당화되었는지는 알려주지만, 해당 관습이 왜 만들어져 유지되는지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 또 종교의 설명과는 별도로 세속적 역사관에 입각한 설명도 장애물이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