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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성희롱을 당할 수 있다 │ 내가 겪은 성희롱…'성희롱을 당했다(고 느꼈다)'

성희롱은 남 일이었지 주위 여자 동료들이 늘 겪는 문제겠지만, 주변에서 '문제화'된 경우를 듣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결정적 사건으로 내가 기억하는 건 2건이다. 하나는 선배B가 겪은 일, 다른 하나는 후배C가 겪은 일이었다. 모두 사건이 발생하고 한참 후에 알았다. 후자의 건에는 나도 약간 불쾌한 방식으로 관련되어 있었다(나중에 안 일).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그 사건을 겪었던 분들의 상처를 다시 일깨울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 두 사건은 제대로 공론화되지 않고 묻혔다. 전자는 형식적인 조처로 모두에게 상처만을 남기고 마무리지어졌다. 후자는 내부에서 제한적인 공론화와 조치가 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미흡한 것에 불과했다(오로지 내 느낌). 가해자가 학교를 떠난 것도 아니고 단지 마주치지 않도록 분리 조치가 되고 각자 공부는 계속하게 되었으니까. 결국 학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을 게다. 누군가가 떠나지 않는 이상. 내가 존경하거나 아끼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는데, 나는 '누군가를 편드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멀찍이 바라만 봤다. 사실 내가 나설 수도 없었다. 피해자의 상처를 크게 만들 뿐일 오지랍이었을 테니. 그 사건들은 쉬쉬해야 할 '우리 공동체의 치부'로 여겨졌다. 나도 '에효, 어쩔 수 없지... 그동안 보아온 정이 있는데, 누군가 인생을 망칠 수 없지', '선배들 사이의 그 유대가 미온적 조처를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것 같구나' 정도로 이해했다. 나는 그 문제들에서 철저히 방관자로 남아 있었다. 제삼자의 모호함, 그 속에서 '우리끼리만 아는 이야기로 묻어두기'를 함께 받아들였다. 내 주위 사람에게 벌어진다고 해도 '남 일'로서의 한계를 가졌던 것 같다. 나는 '피해자'의 입장을 미루어짐작하고 상상할 수 있었을 뿐이지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했다. '왜 그들은 그 이야기를 바로 이야기하고 공론화해서 해결하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