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서 '청소년 유해 정보'로 또 하나의 글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블라인드 처리된 글은 "오늘날 사드의 문제작 《소돔의 120일》을 읽는다는 것은"이라는 글이었다. '소돔의 120'의 개략적인 내용과 그 의미를 정리해 본 글인데, 이 글에 만레이의 '사드의 기념비(Monument to D.A.F. de Sade, 1933)와 이 책의 영화화 버전인 '살로 소돔의 120일'의 포스터가 있었다.
사드 책의 내용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만 레이 작품과 살로 포스터가 실려있다는 점 때문에 '청소년 유해 정보'로 판단을 받은 것 같다.
그렇게 추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티스토리는 해당 조치 통보 메일에 관련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엄연히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마저 '유해'하니 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판단하고 '영구적으로 이용 제한 되니 조심해' 이렇게 경고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긴 시간 해당 블로그에 여러 글을 작성해 왔는데, 그 글들을 인질 잡힌 기분이 들었다.
응당 이의제기를 했다. 문학작품, 예술작품 이야기한 것을 어떤 기준으로 유해정보로 판단하느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제재를 가해야 할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이의제기를 했다.
돌아올 답이 뻔할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의제기를 해서 이 업체에서 받아들여진 것을 내가 경험한 적이 없으니. 답변도 이제까지 아주 메뉴얼에 입각한 형식적인 답변(거의 복붙 같은)만을 받아왔기 때문에, 인간적인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이런 판단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실험한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막아 놓는다니. 청소년 유해 정보를 막기 위한다는 미명하에 그저 정부의 규제에서 자유롭자 하는 기업의 대처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청소년들이 사드의 '소돔의 120일'이나 그 영화 '살로...' 혹은 '사드의 기념비'로부터 얼마나 유해한 정보를 얻는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단언컨대 '소돔의 120일'은 청소년들이 그런 성적 판타지로 볼 수 없는 책이다. 읽어나 보고 판단을 하는지 모르겠다. 영화 '살로'도 만 레이의 작품도 '선정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들의 운영 정책엔 동의할 수가 없다.
게다가 글 백업 데이터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약관 규정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약관 개정되기 이전부터 블로그를 사용해 왔고 과거에는 백업 데이터를 제공했었는데도 말이다.
카카오의 약관, 운영정책이 명백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그들의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우선 대상은 블로그와 메일, 그리고 조만간 메신저도 정리를 해 볼까 한다.
블로그 이사는 기술적 난관이 있는데, 일단 블로그에서 게시물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부터가 문제다. 최대한 코딩을 이용해서 처리해 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몇 개월은 걸릴 것 같다. 배워야 할 것이 많으니 말이다.
새로운 블로그에 글을 다 옮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선별을 통해서 올려야 하는데, '블로그 저품질화 이슈'도 있다고 한다. 기존에 작성된 게시물과 동일한 게시물로 로봇이 판단하면 '검색 노출 제외' 판정을 받는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할 것 같다.
블로그 이사라는 미션이 '코딩 학습'에 동기부여 하는 점을 잘 활용해 볼 생각이다. 나중에 디지털 종교성 트렌드 조사와 같은 작업에 활용할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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