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타와 대학교 연구팀이 세로토닌 뉴런이 우리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우리가 일상에서 수많은 결정을 내릴 때 세로토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세로토닌의 새로운 역할: 미래 가치 예측자
세로토닌(serotonin)은 흔히 '행복 호르몬' 또는 '기분 좋게 만드는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다. 많은 항우울제가 이 세로토닌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세로토닌의 정확한 역할은 그동안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였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중요한 발견은 세로토닌 뉴런이 단순히 즐거움이나 고통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 가치(prospective value)'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는 가까운 미래가 얼마나 좋을지를 뇌에 알려주는 일종의 예측 신호이다.
강화 학습 이론과 뇌 연구의 만남
연구팀은 '강화 학습 이론(reinforcement learning theory)'과 뇌의 세로토닌이 풍부한 지역인 '등쪽 솔기핵(dorsal raphe nucleus)'에서 얻은 신경 기록을 결합했다.
강화 학습 이론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사용되는 개념으로, 행동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쉽게 말해, 좋은 결과를 가져온 행동은 반복하고, 나쁜 결과를 가져온 행동은 피하게 되는 학습 방식이다.
등쪽 솔기핵은 뇌간의 한 부분으로, 세로토닌을 생산하는 뉴런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우리의 기분, 수면, 식욕 등 다양한 기능에 관여하고 있다.
의외의 보상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세로토닌 뉴런
연구에 따르면, 세로토닌 뉴런은 특히 '예상치 못한 보상(unexpected rewards)'에 가장 강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길에서 돈을 발견했을 때 우리 뇌의 세로토닌 뉴런은 평소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는 세로토닌이 단순히 현재의 즐거움이나 고통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보상의 가치를 계산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다
오타와 대학교의 리처드 노드(Richard Naud) 부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세로토닌이 뇌에 무엇을 알려주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세로토닌의 메시지가 미래 보상에 대한 기대와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설명한다.
공동 저자인 장클로드 베이크(Jean-Claude Béïque) 교수는 이렇게 덧붙인다. "여러분의 뇌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상호작용할 때 고려하고 수행하는 행동의 예상 가치를 계산해야 한다. '이 특정한 환경에서 이 결정과 저 결정의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세로토닌이 실제로 뇌에서 하는 일은 일상적인 결정을 궁극적으로 안내하기 위해 특정 환경이나 행동 과정의 예상 가치를 인코딩하는 것이다."
왜 이 연구가 중요한가?
이 연구 결과는 세로토닌이 기분 조절, 학습, 의욕적인 행동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향상시킨다. 이는 신경과학, 심리학, 정신의학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 연구는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와 정신 건강 치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러한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완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다.
세로토닌이 미래 보상의 예상 가치를 인코딩한다는 이 새로운 관점은 왜 세로토닌 수치의 변화가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핵심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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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serotonin): 뇌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로, 기분, 수면, 식욕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관여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로토닌이 미래 보상의 예상 가치를 인코딩한다는 새로운 역할이 밝혀졌다.
예상 가치 코드(prospective value code): 뇌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보상의 가치를 계산하고 표현하는 생물학적 코드이다. 세로토닌 뉴런이 이 코드를 사용하여 미래의 좋은 일에 대한 기대를 뇌에 전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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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학습 이론(reinforcement learning theory): 행동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보상을 최대화하고 처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조정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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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쪽 솔기핵(dorsal raphe nucleus): 뇌간에 위치한 세로토닌 생산 뉴런이 풍부한 영역이다. 이 지역은 기분 조절, 수면-각성 주기, 식욕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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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뉴런(신경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 물질이다. 세로토닌은 중요한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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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s): 우울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우울제의 한 종류로, 뇌에서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시냅스(신경 세포 간 연결 지점)에서 세로토닌 수준을 높이는 약물이다.
이 연구는 세로토닌이 단순한 '행복 호르몬'이 아니라, 우리 뇌의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래 보상의 가치를 예측하고 인코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견은 앞으로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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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Neuroscience News의 "Serotonin Signals the Brain’s Best Guess About Future Rewards" 기사를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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