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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부적, 우상숭배가 아니라 기본 장착된 것

'부적'이란 말이 쓰이면 왠지 기성 종교와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에게는 무속이나 점복을 이야기하는 맥락에서 언급될 것 같은 말이다. 그런데 '부적'의 일반적인 의미를 고려해 보면, 어느 종교에서나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종교 밖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부적'이란 말의 의미를 짚어 보자. 한자어로서 '부적(符籍)'은 근대 이후에 등장한 말로 보인다. 과거의 기록, 가령 '조선왕조실록'이나 '동국세시기'(1849년)를 보면 '符'나 '帖'으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표현들은 부적 역할을 하는 대상의 표현 방식, 물질적 상태, 사용 방식 등을 나타내고 있다. 글자의 의미를 고려하면 '부적'은 주술적 의미를 가진(액을 막거나 악귀를 쫓는) 문자가 쓰여진 종이로 어딘가에 붙이거나 소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적은 그런 종이만을 말하지 않고 주술적 의미를 가진 상징물 일반을 칭할 때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의 용어라면 '주구(呪具)'나 '주물(呪物)'이라고 하는 말이 있기는 하다. 요즘 유통되는 '수능 부적'류 (출처: https://www.idus.com/w/product/33de1b97-57a1-43cf-b246-a8145d4c366d) 영어로 부적에 해당하는 말은 talisman, amulet, charm이 있다. 의미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말이다. 다만 어원론 상의 차이가 있다. 탈리스먼은 아랍어 tilsam, 비잔틴 그리스어 telesma에서('완성'이라는 의미), 애뮬렛은 라틴어 amuletum(저주나 질병에서 보호하는 것)에서, 참은 노래나 주문

수능 부적과 주술적 사고│미신은 살아있다

2021년 수능 모습. 사진출처: 대학저널(원출처: 대전교육청) 오늘 수능일이었다. 이 입시 시즌에 종교계도 바쁘다. 근래 들어와서 종교계의 대표적인 대목은 신년과 입시다. 종교 서비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사라지진 않았다. 물론 예년에 비해서는 규모가 많이 작아졌지만 말이다. 엔데믹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는지 모르겠다. 여러 종교 영역에서 기도가 이루어진다. 부모들만이 종교 서비스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수험생 당사자도 그렇다.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수능 부적'이다. 아, 자칫 사람들이 그런 미신 믿는 게 아니라 그냥 재미로 하는 것다, 뭐 이렇게 넘어갈 수도 있으니 부적, 미신 운운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다. 옳고 그름,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잠시 미뤄두고, '특정한 행동 패턴'에만 주목해 보기로 하자. '수능 부적'으로 통칭되니, '부적'이란 말에 대한 거부감은 잠시 제쳐두고 생각해 보자.   수능 부적 요새 '수능 부적'으로 회자되는 게 '수능포카'라고 한다. '포카'는 포토카드의 준말이다. in서울 아이돌의 사진이 '부적'처럼 통용된다고 한다. 아이돌의 부적으로 '수능 합격 기원' 동영상도 만들어지는 것 같다. 각광을 받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미지 출처: 이투데이 '라떼', 한 20년 전에는 휴지, 포크 같은 게 새로운 수능 부적이라고 이야기되었던 것이다. 특히 차 엠블럼의 's' 글자가 유행했다. 그때는 '쏘나타'라는 차를 보면 심심치 않게 '오나타'로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황당한 수능 미신 총정리' 기사. 수능 이전 학력고사 시대 때는 엿이나 떡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엿이나 떡은 지금도 유효하다. 사진은 1972년 고입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