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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임에도 종교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이 글은 얼룩소 글(23.6.5)을 옮겨온 것입니다. ━━━━━━ ♠ ━━━━━━ 종교나 미신은 비합리적인 사고의 산물로 여겨졌습니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발달하면서 학자들이 이성의 승리와 맹신의 퇴조를 예상한 것은 그래서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막스 베버라는 사회학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출처: azquotes.com 우리 시대의 운명은 합리화와 지성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의 탈마법화’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명확하게 궁극적이고 숭고한 가치는 공공 생활에서 신비로운 삶의 초월적 영역이나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인간관계의 형제애로 후퇴했다.  - 베버, 『직업으로서의 학문(Science as a Vocation)』 비합리적인 맹신의 세계(종교)는 그렇게 힘을 잃어버렸을까요? 20세기에서 21세기를 통해서 그러한 예상은 국지적, 한시적으로는 참이었지만, 인류 전체로 볼 때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를 보였습니다. 오히려 종교사회학자들은 '세계의 재마법화' 혹은 '재성화'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종교는 여전히 공적 영역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고, 세계적으로 볼 때 종교 인구는 그렇게 감소하지도 않았습니다. 출처: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17/04/05/christians-remain-worlds-largest-religious-group-but-they-are-declining-in-europe/ 2015년 Pew Research Cent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84%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2050년까지 종교 인구의 변화를 추정한 바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https://www.pewresearch.org/religion/2015/04/02/religious-projections-2010-2050/ 세계 인구 증가와 함께 기독교(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등)와 이슬람교 인구가 증가하는데, 특히 이슬람교 인구...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누가 한 말일까? 스피노자인가 루터인가? │ 오귀인 사례 (5)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내일 세상이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명언을 모를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 이 말을 스피노자라는 철학자가 했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구의 말인지 궁금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우연히 이 말의 최초 발화자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말도 오귀인(misattribution) 된 말인가,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찾아봤다. 그 결과를 정리해 본다. ─── ∞ ───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스피노자'가 한 말로 여겨진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를 통해서 찾아보면, 관련 언급을 1962년 4월 5일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록 來日 世界의 終末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스피노자」인가 누군가가 말했다지만.. 기사를 통해서 그 출처를 확인할 수 있지만 과연 기자가 지어낸 것인지, 어느 출판물에 언급된 것을 인용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과거에 국내의 최초 언급 사례로 1966년 기사가 지목되었는데(참고: [팩트체크] 내일 지구가 …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 조선일보 자료가 최근에(2020년) 서비스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최초 출처는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 향후에 충분히 업데이트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의 발언자가 '스피노자가 아니다'라는 글들은 의외로 많이 보인다(구글검색 결과).  여러 글들을 검토해 보면, '스피노자가 한 말이다'라는 건 한국에서만 유행한 듯 싶다. 구글 검색으로 'Even if I knew ... apple tree'를 찾아보면 대부분 마틴 루터를 언급하고 있고, 일부 게시물에서 루터도 아니고 1944년 독일에서 해당 발언을 루터에게 돌리는 한 목사의 발언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W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