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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트렌드 2023』 읽기┃종교문화 트렌드 읽기에 참고, 그러나 영어 남발은...

사회조사 데이터와 디지털 데이터(+소셜 데이터)를 활용해 종교문화의 변동을 설명하는 데에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 관심사 때문에 눈이 갔던 책이 바로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이었다. 데이터를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가가 궁금했다. 

물론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향 자체가 종교 시장에서 무언가 실행 가능하고 효과적인 선교나 목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기에 이 책은 일종의 교회 목회 실용서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종교문화 변동을 알아본다는 데에 어느 정도는 충실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하겠다.

목차
서문 1  박재범(희망친구 기아대책 미션파트너십부문 부문장)
서문 2  지용근(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01  Floating Christian  플로팅 크리스천 │ 지용근(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02  Spiritual but Not Religious  SBNR │ 김영수(목회데이터연구소 연구위원)
03  Hybrid Church  하이브리드 처치 │ 조성실(소망교회 부목사)
04  Molecule Life   몰라큘 라이프 │ 정재영(실천신학대원대학교 교수)
05  Active Senior   액티브 시니어 │ 손의성(배제대 기독교사회복지학과 교수)
06  MZ   쫓아가면 도망가는 세대, MZ │ 전병철(아신대학교 교수)
07  All-Line Education   올라인 교육 │ 이기룡(장로회[고신] 총회교육원 원장)
08  Public Church   퍼블릭 처치 │ 백광훈(문화선교연구원 원장)
09  Polarization of Church, Survival Ministry   격차 교회 서바이벌 목회 │ 김영수(목회데이터연구소 연구위원)(?)
10  Climate Church   기후 교회 │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센터장)
11  Current Trends in American Christianity   미국 기독교 트렌드 │ 김신권(아주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
미주
부록 (저자 소개 및 출처)

각 챕터별로 저자들이 별도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챕터에 저자명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저자 리스트와 챕터 내용을 고려할 때, 각 챕터의 저자로 보이는 분들의 이름을 병기했다. 저자 리스트 순서가 대체로 챕터 순서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9장의 경우는 내용으로 보아 목회데이터연구소 인물의 저술로 보인다. 지용근 혹은 김영수가 작성했을 걸로 보이는데, 김영수로 추정했다. 이유는 직급과 자료 인용 방식을 고려했을 때 연구위원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각 챕터의 내용에 대해

1장 'Floating Christian'은 온라인 예배의 편리함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이후에도 교회 활성 신도수(평소에 교회를 출석하는 신도수)가 줄었고, 이들을 가나안 성도와는 구분되는 '플로팅 크리스천'으로 규정하고 그 안에서도 닻형과 부평초형을 구분하고 있다. 각각의 특성에 맞는 목회 전략이 요청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장 'Spirital But Not Religious'는 최근 많은 사람들의 탈종교적 영성 추구 경향을 다룬다. SBNR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개신교인'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다 보니 약간 어색함이 있긴 하지만(SBNR은 다른 종교도 가능하기에), 이들에 대한 별도의 선교/목회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타겟팅'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기능을 하는 이야기로 보인다. 다만 종교 → 영성으로의 경향이 개신교 시장으로 보면 탈교회 경향인데, 이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권위적이고 무지성적 혹은 이익집단적 특성에 염증을 느끼고 비개신교적 영성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3장 'Hybrid Church'는 온/오프 교회를 유기적으로 잘 통합시킨 교회를 말한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하이브리드 처치'라는 표현을 쓴다는 게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잡종 교회?' 어쨌든 이런 교회의 특성으로 '온감'/실재감/소속감/장소감을 말한다. '온감'은 온라인에서의 휴먼 터치로 말할 수 있는데, 그냥 랜선을 통해서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으로 만나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4장 'Molecule Life'는 교회 내 소그룹 활동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큰 공동체가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어려운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소그룹 활동이고 부유하는 개신교인을 교회에 뿌리 내리게 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근데 '몰라큘 라이프'라는 타이틀이 그런 걸 잘 보여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5장 'Active Senior'는 교회에 이제 노인 밖에 남지 않은 시대니까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뭔가 슬픈 이야기다. 남은 노인들로 교회를 잘 꾸려나가 보자는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6장 'MZ'는 '요즘 젊은 세대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문제를 다룬다. MZ 세대를 잡기 위해 어떤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이 챕터에서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구절을 볼 수 있었다.

MZ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면 크게 관계(Relationship), 정서적인 문제(Emotional), 영적인 문제(Spiritual), 그리고 변화를 경험하지 못해서(Transformational)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각의 영어 이니셜을 합치면 R.E.S.T. 즉 '안식'이라는 영어 단어가 된다. 청년들은 교회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지 못해 떠나는 것이다.

흠...

7장 'All-Line Education'은 온/오프의 유기적 교육, 교회 중심이 아니라 가정 중심의 교육을 말하고 있다.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교회 교육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를 다루고 있다.

8장 'Public Church'는 개신교가 한국 사회에서 져야 할 공적 책임 문제를 다룬다. 특히 마을 목회가 강조되고 있다.

9장 'Polarization of Church, Survival Ministry'(격차 교회 서바이벌 목회)는 대형vs소형 교회의 양극화와 작은 교회가 살아남기 위한 선교 전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10장 'Climate Church'는 기후 위기 문제에 행동하는 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체 책 구성 상에서 이 장이 가장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미디어 변화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가 역할을 해야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넣자면 8장의 하위 절 내용이 되면 맞았을 것 같다.

11장 'Current Trends in American Christianity'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교회에 대한 사회 인식의 긍정적 변화와 그 배경, 그럼에도 활성 신도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 등을 다루고 있다.


전체적 느낌

개념어를 영어로 맞추려는 경향이 강했는데, 불필요하거나 과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영어 개념어를 써야 뭔가 더 있어 보인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인지, 다른 의도가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쉽게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야심차게 내놓은 온라인 친화적이면서 고정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개신교인을 가리키는 개념인데, 콩글리쉬 개념어인 것 같다. 미국에서 이런 개념의 개신교인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하지는 않는 말로 보인다. floating christian이란 용례가 있는 것들은 '해상에 있는'이란 의미가 두드러진다(cf. Floating Christian Endeavor). 

플로팅 크리스천의 하위형을 '닻형'과 '부평초형'으로 나누는데, 애초 부유한다는 의미를 썼는데, 닻/부평초로 구분해서 개념이 모순되거나 중복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사태를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규정하는 데에 적절한 개념인가를 생각할 때나 주목될 뿐이다. 목회 전략 개선의 실용적 목적이라면 큰 흠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각 챕터 제목은 모두 영어가 쓰였는데, 쉽게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SBNR, 하이브리드 처치, 몰라큘 라이프, 액티브 시니어, 올라인 교육, 격차 교회 서바이벌 목회 같은 것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이다. '몰라큘 라이프'라는 건 교회 내 소그룹 활동의 중요성을 살피는 것이었는데, 이런 명명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해당 챕터 제목은 '소그룹 활동이 중요하다' 정도면 적절했을 것 같다.

9장은 'Polarization of Church, Survival Ministry'로 교회의 양극화(대형vs소형), 소형 교회의 생존 전략을 살피는 것이었다. '교회 양극화 시대, 소형 교회의 생존 전략', 이 정도면 장의 내용을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터, 트렌드 활용 방법 상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졌다. 온라인 목회 환경에서 '위험 신호'를 이야기하는 데에만 데이터와 트렌드가 활용될 뿐, 문제에 대한 심층 분석이나 인과성 추론에 해당 자료가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책이 지향하는 바가 목회 실용서 성격이 강하다보니 가설/검증 등을 통해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사회조사 및 온라인 데이터를 활용한 종교문화 트렌드 및 그 변동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할 때 좋은 반면교사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 종교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댓글

  1. '플로팅 크리스천'이란 말은 저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Internet church, digital church, virtual church 등의 용어가 있고, 이런 인터넷 상의 교회 활동을 virtual worship등이라고 하기는 하죠. 그리고 '하이브리드 처치'는 영어에서 실제로 online church와 onsite church를 혼합한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 맞긴 합니다.

    '몰라큘 라이프'란 말은 처음 들어보고요...제가 아는 한 교회 내의 소그룹 활동을 위하여 만든 것을 'cell group'이라고 하긴 합니다. 또, 'all-line education'이란 말은 없는 것 같고요, 대신 hybrid education이라고 하면 학생 중 일부는 온라인으로, 또 일부는 직접 교실에 참여해서 수업을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climate church'라는 표현이 있긴 한데, 일반적으로 쓰이는지는 모르겠고요, "The Church of Climate Change"라는 일종의 고유명사가 된 것이 있습니다. 이런 영어 표현들의 남발은 사실 역효과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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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 콩글리시를 검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이브리드 처치', 하나가 살아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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