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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수련이 뇌와 면역 체계에 급속한 변화를 일으킨다"(논문 이미지 설명)

 신심미약종교학 채널에서 다뤘던 "Neural and molecular changes during a mind-body reconceptualization, meditation, and open label placebo healing intervention" 논문 리뷰글에 이어서, 해당 논문의 핵심 메시지를 논문의 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중심으로 이곳에 정리한다.


논문 소개 Neurosciencenews.com 기사




"마음과 몸의 재개념화, 명상 및 공개 라벨 위약 치유 중재 과정에서의 신경 및 분자적 변화"(2025)의 연구 실험 설계를 담고 있는 그림1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1: Study design, participants, data collection, and recruitment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집중 명상 프로그램이 인간의 뇌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측정한 연구의 전체적인 설계를 보여주고 있다.

A. 연구진은 먼저 뇌와 신체의 생물학적 변화를 포착하기 위한 다양한 측정 방법을 준비했다. 뇌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MRI를 통한 기능적 연결성과 구조적 변화를 측정하고, 신체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혈액 샘플에서 신경 성장 인자, 대사 물질, 단백질, 그리고 엑소좀 내 RNA까지 광범위하게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B. 연구에는 총 20명이 참여했는데, 이 중 14명이 여성, 6명이 남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6세였다. 참가자들은 명상 경험 수준에 따라 초보자와 숙련자로 구분되었고, 각 참가자의 생체 표지자 수준도 사전에 측정되어 분류되었다.

C. 프로그램은 9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실제 개입 프로그램은 Day 1부터 Day 7까지 7일간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매일 4-6시간의 명상, 2-4시간의 재개념화 교육(고통과 치유에 대한 인식 전환), 그리고 1시간 내외의 치유 의식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과 종료 후에는 혈액 채취와 뇌 MRI 스캔을 실시하여 변화를 측정했다.

D. 이 연구의 참가자 선별 과정은 매우 체계적이었다. 처음에 1,444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 중 561명이 자격 평가를 받았다. 건강 상태와 MRI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65명이 적격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무작위로 27명이 선정되어 동의서를 작성했다. 최종적으로 일정 충돌이나 MRI 사전 검사 탈락 등의 이유로 7명이 제외되어, 20명이 전체 연구를 완료했다.


피험자, 명상/평상시 fMRI 비교를 담은 그림2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2: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n = 19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19명의 참가자들이 명상할 때와 휴식할 때 뇌 활동이 어떻게 다른지를 fMRI로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A, B. 뇌 네트워크의 변화

연구진은 뇌를 7개의 주요 네트워크로 나누어 분석했다. 색상 지도에서 파란색은 명상 시 연결성이 감소했음을, 빨간색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명상 중에는 대부분의 뇌 네트워크 간 연결이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있을 때 활성화되는 영역)와 현저성 네트워크(SN, 중요한 정보를 감지하는 영역)의 활동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명상이 일상적인 생각의 흐름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B는 A의 7개 주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더 세분화된 뇌 영역들 간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상세 지도다.

C. 특정 뇌 영역 간 연결성

뇌 그림에서 보이는 선들은 특정 뇌 영역들 간의 연결 강도를 나타낸다. 명상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전전두엽, 뇌섬엽, 쐐기앞소엽, 각회 등 자기 인식과 주의력에 관련된 영역들 간의 연결 패턴이 변화했다. 특히 프로그램 후에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해졌는데, 이는 일주일간의 집중 명상이 뇌의 연결 방식을 재구성했음을 보여준다.

D. 전체 뇌 네트워크의 효율성

세 가지 박스 플롯은 뇌 전체의 네트워크 특성을 측정한 것이다. '모듈성'은 뇌가 얼마나 구획화되어 있는지를, '특성 경로 길이'는 정보 전달 거리를, '전체 효율성'은 정보 처리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명상 시(빨간색)에는 휴식 시(파란색)보다 모듈성이 감소하고 전체 효율성이 증가했다. 이는 명상이 뇌의 각 부분을 더 통합적으로 작동하게 만들며, 정보 처리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E. 경험 수준에 따른 차이

명상 숙련자와 초보자의 뇌 구조를 비교한 결과로 숙련자들은 상두정소엽(노란색 부분)의 회백질 부피가 더 컸다. 이 영역은 신체 인식과 공간 지각을 담당하는데, 장기간 명상 수련이 실제로 뇌의 물리적 구조까지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피험자 명상 이전 이후 혈액, 신경세포 변화 다루는 그림3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3: Neuronal growth (n = 20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집중 명상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혈액 성분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그리고 그 혈액이 신경세포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실에서 테스트한 결과를 보여준다.

A. 신경 돌기 성장 분석 (Neurite Outgrowth Assay)

이 그래프는 참가자들의 혈액이 신경세포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10일간 관찰한 결과다. 연구진은 배양 접시에 담긴 신경세포(PC12)에 프로그램 시작 전(Pre, 파란색)과 종료 후(Post, 빨간색)에 채취한 혈액을 각각 주입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 4일차부터 '프로그램 후'의 혈액을 처리한 신경세포의 돌기(neurite, 신경세포의 팔다리) 길이가 '프로그램 전'의 혈액을 처리한 그룹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그래프의 별표* 표시) 더 길게 성장했다.

B. 10일차 PC12 신경세포 (Day 10 PC12 Neurites)

A 그래프의 10일차 결과를 실제 현미경 사진으로 보여준다. 왼쪽('Pre') 사진과 비교했을 때, 오른쪽('Post') 사진 속의 신경세포들이 눈에 띄게 더 길고 복잡한 신경 돌기(흰색 점선으로 표시됨)를 뻗어낸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프로그램 후 참가자들의 혈액 속에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더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C. 단백질체 BDNF 경로 지수 (Proteomic BDNF Pathway Index)

A와 B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를 단백질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다. 'BDNF'는 흔히 '뇌의 비료'라고 불리며, 뇌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핵심 단백질이다. 이 그래프는 BDNF와 관련된 전체 단백질 시스템(pathway)의 변화량을 보여주는데, 'All'(전체 참가자) 그룹의 점들이 0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분포(양의 값)하고 있다. 이는 7일간의 프로그램이 뇌 성장을 돕는 단백질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활성화시켰음을 시사한다.

D. 단백질체 BDNF 경로 히트맵 (Proteomic BDNF Pathway Heat Map)

C의 결과를 더욱 세분화하여, BDNF 시스템을 구성하는 '개별' 단백질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히트맵이다. 붉은색은 해당 단백질의 증가(활성화)를, 푸른색은 감소(비활성화)를 뜻한다. 명상 초보자와 숙련자 그룹 모두에서 신경 성장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들이 붉은색으로 표시(증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프로그램이 혈액 내 특정 단백질 구성을 변화시켜 뇌 가소성(신경세포의 성장 및 연결 능력)을 촉진함을 보여준다.


명상 후 혈액 세포 에너지 생산 방식 변화 다룬 그림4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4: Metabolic effects (n = 20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집중 명상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혈액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그 혈액이 세포의 '에너지 생산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보여주는 실험 결과다.

A. ATP(에너지) 생산 비율 분석 (Seahorse ATP Production Rate Assay)

이 막대그래프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두 가지 주요 방식, 즉 미토콘드리아 호흡(Mito ATP, 파란색)과 해당과정(Glyco ATP, 빨간색)의 비율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전('Pre')에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미토콘드리아에 65% 의존하고, 빠른 당분해 방식인 해당과정에는 35% 의존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후('Post')에는 미토콘드리아 의존도가 56%로 줄고, 해당과정 의존도가 44%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세포의 주 에너지 공급 방식이 '느리고 효율적인 방식'에서 '빠른 반응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B. 해당과정 속도 분석 (Seahorse Glycolytic Rate Assay)

이 꺾은선 그래프는 A의 결과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위쪽 그래프는 '해당과정' 속도를 측정한 것으로, 프로그램 후('Post', 빨간선)의 속도가 프로그램 전('Pre', 검은선)보다 훨씬 빠른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아래쪽 그래프는 '미토콘드리아 호흡' 속도를 측정한 것인데, 프로그램 후('Post', 파란선)의 속도가 프로그램 전('Pre', 검은선)보다 더 느려졌다. 이는 세포가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미토콘드리아보다 해당과정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신체가 재조정되었음을 뜻한다.

C.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 검사 (Seahorse Mitochondrial Stress Assay)

이 그래프는 미토콘드리아의 '최대 성능'과 '건강 상태'를 테스트한 결과다. 여러 화학물질로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했을 때, 프로그램 전(파란선)과 후(검은선)의 반응 곡선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자체는 손상되지 않았으며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B에서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줄어든 것은 기능이 고장 나서가 아니라, 신체가 의도적으로 에너지 생산 전략을 바꾼 결과임을 보여준다.

D, E. 해당과정 관련 단백질 분석 (Glycolysis Proteomic Index / Heat Map)

D와 E는 B에서 '해당과정'이 왜 빨라졌는지 그 원인을 혈액 속 단백질에서 찾은 결과다. D 그래프의 점들은 해당과정 시스템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변화량을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점들이 0의 오른쪽에 분포(증가)해 있다. E의 히트맵은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붉은색이 많을수록 해당 단백질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즉, 프로그램 후에 해당과정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단백질) 자체가 혈액 속에 더 많아진 것이다.

F, G. 미토콘드리아 호흡 관련 단백질 분석 (OxPhos Proteomic Index / Heat Map)

F와 G는 반대로 미토콘드리아 호흡(OxPhos) 관련 단백질들을 분석한 것이다. F 그래프의 점들은 0 주변에 흩어져 있고 G의 히트맵도 뚜렷한 색 변화가 없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관련 단백질들은 프로그램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이 그림은 명상 프로그램이 미토콘드리아의 성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에너지 전략 자체를 '해당과정(빠른 당분해)' 중심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혈액 속 관련 단백질이 실제로 증가하는, 명백한 생물학적 변화에 기반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명상 후 혈액속 단백질 구성변화 다루는 그림5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5: Plasma proteome (n = 20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집중 명상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혈액 속에 흐르는 수천 개의 단백질('단백질체') 구성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특히 '천연 진통제'와 '면역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핵심 자료다.

A. 가설 없는 단백질체 분석 (Hypothesis-Free Plasma Proteome)

이 볼케이노 플롯(volcano plot, 화산형 분포도*)은 7,500개 이상의 단백질을 전수조사하여 프로그램 전후로 유의미하게 변화(가로축)하고 통계적으로도 의미 있는(세로축) 단백질을 찾아낸 결과다. 오른쪽 위 노란색 점선 사분면에 위치한 COF2, Enoyl-CoA hydratase, IL-1F6 등은 프로그램 후에 유의미하게 '증가'한 단백질들이다.

B, D. 단백질 상호작용 및 클러스터 분석 (Protein-Protein Interaction Networks / Cluster Analysis)

B와 D는 A에서 발견된 변화가 무작위가 아님을 보여준다. B는 변화된 단백질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기능적 집단'을 이루는지(예: i-지방산 대사, ii-미토콘드리아 에너지)를 보여준다. D의 히트맵은 특정 단백질 그룹(붉은색)이 대부분의 참가자에게서 일관되게 증가하는 패턴을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준다(개인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백질 그룹[특히 천연 진통제 및 면역 관련 단백질]이 '함께' 증가하는 강력하고 일관된 '방향성'이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을 보여줌).

C. 유전자 농축 분석 (Gene Enrichment)

이 막대그래프는 프로그램 이후 유의하게 변화된 단백질(p<0.01)을 배경으로 한 유전자 농축 분석(Enrichr) 결과이다. P<0.05에서 상향 조절된 단백질은 근육 세포 세포자멸사(apoptosis),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이화 작용, 미토콘드리아 양성자 수송 경로와 관련이 있었다. 또한, 부티르산(butanoate), 프로파노에이트(propanoate) 대사, 그리고 트립토판 생합성과 관련된 경로가 풍부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주요 대사 경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E. 주요 경로 분석 (Proteomic A Priori Gene Indices)

연구진이 특별히 주목한 6가지 핵심 단백질 시스템의 변화를 보여준다. 가장 놀라운 점은 '내인성 오피오이드(천연 진통제) 지수(Endogenous Opioids Index)', '항염증 지수(Anti-inflammatory Index)', '염증 촉진 지수(Pro-inflammatory Index)'가 모두 0을 기준으로 오른쪽(증가)으로 뚜렷하게 이동한 것이다. 이는 우리 몸의 통증 조절 시스템과 면역 시스템이 동시에 활성화되었음을 의미한다.

F. 천연 진통제 검증 (ELISA Assay Biomarkers)

E의 '내인성 오피오이드 지수' 증가가 실제인지 검증하기 위해, 대표적인 '천연 진통제' 물질의 농도를 직접 측정한 결과다. 행복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베타-엔도르핀(β-endorphin)과 다이노르핀(Dynorphin)의 혈중 농도가 7일 프로그램 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그래프의 별표, *** 표시) 급증한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그림은 7일간의 프로그램이 혈액 속 단백질 구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 특히 스스로 통증을 조절하는 '천연 진통제'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염증과 항염증 반응을 동시에 조절하는 역동적인 면역 상태를 유도한다는 것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하고 있다.



명상 후 혈액 속 대사체 영향 다룬 그림6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6: Metabolomics (n = 20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집중 명상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혈액 속을 떠다니는 아주 작은 화학 물질들, 즉 '대사체'(신진대사의 최종 산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자료다. 이는 우리 몸의 '화학적 지문'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다.

A. 점수 그래프 (Scores Plot)

이 그래프는 프로그램 전('Pre', 분홍색 점)과 후('Post', 연두색 점) 참가자들의 전체적인 '화학적 지문'을 비교한 것이다. 두 점 그룹이 서로 겹치지 않고 명확하게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단 7일 만에 참가자들의 신체 대사 프로필이 통계적으로 완전히 다르고 뚜렷하게 변화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

B, C. 주요 대사체 순위 (VIP Scores / Top 25 Compounds)

이 막대그래프들은 A 그래프에서 두 그룹을 분리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핵심 화학 물질(대사체)이 무엇인지 그 순위를 매긴 것이다. B는 중요도를, C는 이 물질들이 증가했는지(붉은색 막대) 또는 감소했는지(푸른색 막대)를 보여준다.

D. 경로 분석 (Pathway Analysis)

이 그래프는 B와 C에서 찾아낸 핵심 대사체들이 우리 몸의 어떤 '신진대사 시스템(경로)'에 속해 있는지 분석한 결과다. 수많은 경로들 중에서, 가장 위에 가장 큰 점으로 표시된 '트립토판 대사(Tryptophan metabolism)' 경로가 압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E. 트립토판 경로 (Tryptophan Pathway)

이 패널은 D에서 1위로 지목된 '트립토판 대사' 경로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상세 도표다. 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원재료다. 그래프의 상자 그림들을 보면, 프로그램 후('Post')에 원재료인 트립토판을 포함해 L-키누레닌, 트립타민 등 관련 대사 물질들의 수치가 프로그램 전('Pre')보다 일관되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프로그램이 우리 몸의 트립토판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음을 시사한다. (예: 세로토닌 합성 등에 더 많이 사용되어 혈액에는 적게 남음)

F. 중요 특징 히트맵 (Important Features Heat Map)

이 패널은 C에서 뽑힌 상위 25개 대사체의 변화를 히트맵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왼쪽의 'Pre' 참가자 그룹과 오른쪽의 'Post' 참가자 그룹 간의 색깔 패턴(붉은색/푸른색)이 완전히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A 그래프의 결론처럼, 프로그램 후 참가자들의 신체 대사 상태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다시 한번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명상 전후 유전자 지시서 변화 다룬 그림7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7: Exosome transcriptomics (n = 16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7일간의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몸에서 가장 근본적인 수준, 즉 '유전자 지시서(RNA)'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보여주는 놀라운 자료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혈액 속에 '엑소좀(exosome)'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메신저 캡슐'을 내보내 서로 소통하는데, 이 캡슐 안에는 세포에게 "어떤 단백질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RNA가 들어있다.

A, B. 비암호화 exRNA 분석 (Differential non-coding exRNA)

이 두 차트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감독관' 역할을 하는 RNA의 변화를 보여준다. 볼케이노 플롯(A)과 히트맵(B) 모두에서, 프로그램 후('Post', 붉은색)에 참가자들의 혈액 속 RNA 구성이 프로그램 전('Pre', 푸른색/흰색)과 비교해 극적으로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C. 시간대별 PCA 분석 (PCATime Point)

이 그래프는 참가자들의 'RNA 프로필'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7일 전('Pre', 파란색 점)과 7일 후('Post', 붉은색 점)의 그룹이 서로 전혀 겹치지 않고 완벽하게 분리되었다. 이는 단 일주일 만에 참가자들의 몸이 주고받는 '유전적 지시'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D. 경험 수준별 PCA 분석 (PCAExperience)

이 그래프는 C와 같은 분석이지만, 이번에는 참가자들을 명상 '경험 수준'으로 나누어 비교한 것이다. '초보자'(Novice, 파란색/녹색 점)와 '숙련자'(Advanced, 붉은색 점) 그룹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상당히 겹쳐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C에서 보인 극적인 '전/후' 변화에 비하면, '경험 수준'에 따른 차이는 그보다 훨씬 미미했다는 뜻이다. 즉, 프로그램 자체가 참가자 모두에게 강력한 변화를 일으킨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E. 주요 변수 상관관계 분석 (PCAPearson R² Correlates)

C와 D의 결과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표다. 이 표는 RNA 변화(PC1, PC2...)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Meditation'(즉, 프로그램 전/후)이라는 항목이 PC1, PC2(가장 큰 변화)에서 짙은 녹색으로 표시된다. 이는 프로그램 참여(전/후) 자체가 RNA 변화를 일으킨 가장 강력하고 지배적인 원인이었음을 통계적으로 입증한다. 한편 경험 수준(Level)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D를 통해서 볼 때, 이는 전체 변화를 구성하는 '부차적인 요인'이었다(D에서 전체 변화량의 3.48%만을 설명한다는 점 제시되었음).

F, G. 단백질 암호화 exRNA 분석 (Differential protein-coding exRNAs)

이 그래프는 단백질을 만드는 '직접적인 작업 지시서' RNA에 초점을 맞춘다. 볼케이노 플롯(F)을 보면 프로그램 후에 수많은 '작업 지시서'(붉은색 점)가 새로 생겨났다. 히트맵(G)은 이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프로그램 후('Post', 위쪽)의 색깔 패턴이 프로그램 전('Pre', 아래쪽)과 완전히 다르다. 특히 SYN3, GRIK3처럼 뇌신경 기능과 시냅스(신경 연결)에 관련된 RNA가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H. 활성화된 경로 분석 (Upregulated Reactome Pathways)

이 그래프는 F와 G에서 증가한 '새로운 작업 지시서'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의 일을 시키는 것인가?"를 분석한 결과다. 압도적인 1위는 바로 '화학적 시냅스를 통한 전달'과 '신경계'였다. 또한 '세로토닌 방출 주기', '도파민 방출 주기'처럼 우리의 기분, 행복감, 동기부여와 직결된 신경전달물질 관련 지시서들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그림은 7일간의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유전자 발현'을 바꾸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몸 전체에 "신경계 기능을 강화하고, 뇌세포 간의 소통을 활발하게 하며, 행복 호르몬(세로토닌, 도파민)을 더 잘 방출하라"는 새로운 '유전적 지시'가 혈액을 통해 전달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다룬 그림8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8: Machine learning and MEQ-features correlations (n = 20 participants)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이 연구의 '종합 결론'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뇌 스캔(fMRI), 단백질, 대사체, RNA 등 지금까지 분석한 모든 데이터를 AI(머신러닝)에게 학습시켜, 이 복잡한 변화들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패턴을 찾아내고, 이것이 참가자들의 '주관적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입증했다.

XGBoost와 Random Forest는 이 연구에서 사용된 두 가지 종류의 인공지능(AI) 모델 이름이다.

A. AI의 '전/후' 시점 구별 (Top Machine Learning Features - Time Point)

이 그래프는 AI에게 '프로그램 전'(Pre)과 '프로그램 후'(Post) 참가자들의 모든 생물학적 데이터를 주고 "언제 채취한 샘플인지 맞혀보라"고 시킨 결과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가운데 점선은 AI가 아무것도 모르고 동전 던지기처럼 50% 확률로 '찍었을' 때 나오는 선이다. (AUC 0.5, 즉 '빵점') 파란색 실선 (AI의 답안지)은 AI가 실제로 문제를 푼 결과다. 이 선이 '빵점'짜리 점선에서 멀어져 왼쪽 상단 모서리에 가까워질수록 '만점'에 가깝다는 뜻이다. AUC (86%~90%), 이 파란색 실선 아래의 면적을 계산한 '최종 점수'다. 1.0이 만점인데 0.86~0.90점을 받았다는 것은, AI가 매우 높은 정확도(86%~90%)로 '프로그램 전'과 '후'를 구별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그래프는 AI가 90%라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무엇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구별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채점 기준표다. 세로축(단서 목록)은 AI가 '전/후'를 구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생물학적 단서'들의 순위다. (예: Gly-Gly-Phe, 3-indolebutyric acid, AN-SN 뇌 연결 등). 이 단서들의 조합이 바로 '생물학적 서명'의 정체다. 가로축(영향력)은 0을 기준으로, 오른쪽(양수)으로 갈수록 'Post'(프로그램 후)라고 판단하게 만든 영향력이고, 왼쪽(음수)으로 갈수록 'Pre'(프로그램 전)라고 판단하게 만든 영향력이다. 색깔(단서의 값)의 경우, 붉은색은 해당 단서의 '값이 높다'(예: 농도가 진하다)는 뜻이고, 푸른색은 '값이 낮다'(예: 농도가 옅다)는 뜻이다.

이 결과는 7일간의 프로그램이 뇌와 몸 전체에 걸쳐 매우 뚜렷하고 일관된 '생물학적 서명(biological signature)'을 남겼다는 것을 강력하게 증명한다.

B. AI의 '경험 수준' 구별 (Top Machine Learning Features - Experience Level)

이 그래프는 AI에게 '변화의 패턴'만 보고 "이 사람이 '초보자'(Novice)인지 '숙련자'(Advanced)인지 맞혀보라"고 시킨 결과다. 놀랍게도 AI는 93%(AUC)라는 압도적인 정확도로 두 그룹을 구별해냈다. AI가 이 둘을 구별할 때 주목한 핵심 단서(SHAP)는 주로 면역 및 스트레스 관련 단백질(예: FGF19)과 에너지 대사 관련 단백질(예: LDHA, Sirtuin 2)이었다. 이는 장기간의 명상 수련이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과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조절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C. '신체 변화'와 '신비 체험'의 연결 (ML Features - MEQ Correlations)

이 그래프는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롭고 핵심적인 질문, 즉 "우리의 몸(객관적)과 마음(주관적)은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 그래프는 4개의 '비교표'(히트맵)로 구성되어 있으며, AI가 A와 B에서 찾아낸 '핵심 신체 지표'(몸)와 참가자들이 명상 중 느낀 '신비 체험 점수(MEQ)'(마음)를 통계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이 상관관계를 이해하려면, 연구진이 참가자들을 두 번 측정했다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들은 7일 프로그램 시작 전('Pre')에 연구실을 방문해 (1)신체 지표를 측정하고 (2)뇌 스캐너 안에서 명상을 한 뒤 (3)그 명상에 대한 MEQ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7일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뒤('Post')에 연구실을 다시 방문해 이 1, 2, 3번 과정을 똑같이 반복했다(그림1 C 참고).

이 그래프의 색깔은 '스피어만 상관관계', 즉 두 변수의 '순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여준다. 붉은색은 "신체 지표 순위가 높을수록 신비 체험 순위도 높다"(같이 간다)는 뜻이고, 푸른색은 "신체 지표 순위가 높을수록 신비 체험 순위는 낮다"(반대로 간다)는 뜻이다.

이 그래프는 두 가지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1) '마음'은 '몸'에 기록된다. 4개의 표가 대부분 흰색이 아니라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관적인' 신비 체험이 혈액 속 화학 물질이나 뇌 연결성 같은 '객관적인' 신체 지표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 프로그램은 '몸-마음의 규칙'을 바꾼다. 가장 극적인 예는 '3-indolebutyric acid'라는 대사물질이다. 'Pre' 열(왼쪽 두 번째 표)에서 이 물질은 진한 붉은색이다. 이는 7일 프로그램 시작 전, '원래' 이 물질이 많았던(몸) 사람일수록 '첫 번째' 명상에서 더 깊은 체험(마음)을 했다는 뜻이다. 즉, 이 물질은 신비 체험을 위한 일종의 '열쇠'나 '준비물'처럼 작동했다. 하지만 'Post' 열을 보면 이 칸은 흰색(상관 없음)으로 바뀐다. 이는 7일간의 훈련을 마친 뒤에는, 이 '열쇠'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7일간의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이 연결되는 '규칙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실험 결과 해석을 위한 이론적 모델을 다룬 그림9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9088-3

Fig. 9: Potential cortical implementation에 대한 설명

이 그림은 앞선 그림 2부터 8까지의 데이터 그래프와는 다르다. 이는 7일간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 모든 놀라운 변화(뇌, 혈액, 유전자)를 일으켰는지, 그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설계도'다.

연구진은 우리의 뇌가 "미래를 예측하는 기계"(Predictive Coding)라는 최신 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이 모델을 제시했다. '예측 기계' 이론에 따르면, 뇌는 단순히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엔 이런 일이 벌어질 거야"라고 끊임없이 '예측'(하강 예측, descending predictions)을 내보낸다. 그리고 실제 감각이 이 예측과 다를 때만 "어, 예측이 틀렸어!"라는 '오류 신호'(상승 예측 오류, ascending prediction errors)를 상위 단계로 올려보내 예측을 수정한다.

이 설계도는 7일간의 프로그램에 포함된 세 가지 요소(재개념화, 치유 의례, 명상)가 이 '예측 시스템'의 서로 다른 부분들을 어떻게 동시에 공략했는지 보여준다.

A. 재개념화 (Reconceptualization)

뇌의 최상위 믿음 체계인 고수준의 사전 믿음(high level priors)을 직접 재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뇌의 '운영체제(OS)'나 '핵심 믿음'을 바꾸는 것과 같다. "통증은 내 몸이 손상되었다는 신호"라는 낡은 믿음을 "통증은 뇌가 만들어내는 예측 신호"라는 새로운 믿음으로 재설치하는 과정이다.

B. 치유 의례 (Healing Ritual)

뇌가 현실을 인식하는 첫 관문인 감각 입력(sensory input) 단계에 직접 개입한다. 이는 새로운 '감각 입력'을 통해 낡은 예측을 흔드는 것이다. "이것은 가짜 치료"라는 것을 알면서도 치유 의식을 행하는 이 '비논리적인' 경험은 뇌의 예측 시스템에 혼란을 주어 새로운 가능성(새로운 예측)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다. 동시에 '자율신경계'(autonomic set points)를 직접 자극하여 실제 생리적 변화(physiology)를 유도한다.

C. 명상 (Meditation)

명상은 이 시스템 전체를 '재부팅'하는 가장 강력한 역할을 한다. 명상은 뇌의 끊임없는 '하강 예측'(과거, 미래에 대한 잡념)을 멈추게 한다. 동시에, 뇌가 '현재 감각'(상승 예측 오류)에만 100% 집중하도록 시스템을 조율한다(expected precision). 이렇게 예측이 멈추고 현재 감각이 뚜렷해진 '무방비 상태'가 되면, '재개념화'를 통해 배운 새로운 믿음(high level priors)이 뇌에 더 쉽고 깊게 설치될 수 있게 한다.

이 그림은 명상, 재개념화, 치유 의례라는 세 가지 개입이 어떻게 '시너지'를 일으켜 뇌(그림 2), 혈액(그림 3-6), 유전자 발현(그림 7)에 그토록 광범위하고 빠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통합 설명 모델'이다. 이 모델은 복잡한 데이터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주는 효과가 있으며, 구체적인 후속 연구를 설계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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