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대체 몇 살을 살았을까?
놀랍게도 256년을 살았다고 한다.
256년을 살았다고 회자되는 리칭윤 |
아이(아들2)가 이 문제를 퀴즈로 내고 엄마와 아빠가 맞추게 했다.
나는 당연히 120세 전후가 인간의 최대 수명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언저리 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는 256년을 산 중국인 이야기를 해줬다.
역시 당연히 나는 '그건 뻥이다'라고 의심하였고,
아내는 아이가 검색해서 알아낸 것이며, 관련 증거*를 고려할 때 신뢰할 만한 것이라 이야기하며, 아이와 자신이 이야기한 것마저 믿지 못하느냐는 핀잔을 주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에 대한 기록은 중국인 이청운(중국명:리칭윤, 李靑雲, 1680~1933)입니다. 무려 256년을 살았는데요. 청나라 황실에서 그의 150세 생일을 축하한다는 공식문서를 보낸 것이 발견되는 등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뉴욕 타임즈가 이청운의 장수 비법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출처: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의 식습관은?
위 기사는 생몰년 확인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1933-1680=253이다.
다른 글(리칭윈-나무위키)을 보니, 출생년을 1677로 적고 있다.
253이든 256이든, 이렇게 장수했다는 걸 인정하는 근거는 '청나라 황실의 공식문서'와 본인의 주장이 다다.
리칭윤의 최장수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지 않았다. 그의 수명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리라.
반면 기네스북에서 인정하고 있는 공식 최장수 기록은 프랑스인 잔느 깔망Jeanne Calment의 122세 164일이다. 출생증명서 등 관공서 서류 및 사진 등으로 누구도 의심할 바 없이 인정할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
현재 '확인된' 최장수자 잔느 깔망Jeanne Calment이다 |
기록된 것은 '주장된 것'일 수 있다. 므두셀라가 성서에 969년을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 그 수명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기독교인이면 모르겠지만).
영화 <노아> 속의 므두셀라methuselah |
므두셀라의 수명은 믿지 않으면서 리칭윤의 수명을 믿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만 '왜 그러한 정보를 믿는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정보의 신뢰도를 때론 정보 전달자의 신뢰도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정보를 믿고 있느냐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은 언제나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심리적 사실'이다. 그 객관성이 확인되는 것은 검증 과정을 통해서 확인될 때 뿐이다.
그런 면에서 잔느 깔망의 수명도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다. 기네스북, 프랑스 측 기록과 검증 주장 등으로 볼 때, 리칭윤 사례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신뢰할 만할 뿐이다.
잔느 깔망의 기록을 의심하는 연구가 러시아에서 나오기도 했다(122세까지 산 '세계 최장수' 할머니는 가짜?…佛 "진짜" 일축).
물론 이러한 사실을 아내에게 이해시키지는 못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의심병 환자'가 되었다.
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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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 블로그에서 2020년 10월 8일에 작성된 글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믿기 어려운 사실들에 대하여 의심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으며 따라서 현재 모든 것을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 아주 조금에 불과해 보일지라도 반증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동시에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아요.
답글삭제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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