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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화/과학 x SeMA 공동 포럼: AI는 생성하는가" 참여 후기

트위터(x로 바뀌었다지만, 아직은 편한 대로 부를 참)를 통해서 포럼 소식을 들었다.

부랴부랴 신청을 했지만, 이미 방청 가능한 120명은 넘긴 상태였다. 아마도 참여는 어렵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변심한 사람들이 제법 있었나 보다. 27일에 참석 확인 문자를 받았다. '기대를 안 해야 좋은 결과가 오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다.

어쨌든 그래서 7월 29일 토요일에 포럼 방청을 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찍길래, '인증샷'을 위해서 찍어 봤다. 식민지 유산이 이렇게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었던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인생 첫 방문이었기에.

"2023 문화/과학 x SeMA 공동 포럼: AI는 생성하는가"

출처: 서울시립미술관(https://sema.seoul.go.kr/kr/whatson/event/detail)

전체 포럼 주제보다도 2부 주제에 눈이 갔다. "AI와 창작의 미래". 예술 분야의 분들은 AI 환경에서 창작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1부는 '문화/과학' 114호의 특집 원고를 쓰신 분들의 발표였고, 2부는 패널 토론이었다. 1부의 프로그램을 미리 숙지하지 못한 상태였고, 발표자들은 빽빽한 글이 담긴 ppt로 발표를 하고, 게다가 준비한 것이 너무 많아 시간을 넘겨 부랴부랴 정리하며 발표를 해야했기 때문에, 발표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나중에 114호의 글들을 읽어 봐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의도치 않은 '저격'이 될 것 같아, 모자이크 처리했다. 인문학 연구자들이 ppt 발표를 할 때, '프리젠테이션의 금기 사항'(글자가 많으면 안 된다)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1부 순서에서 눈에 띄었던 부분은 

1부 세 번째 발표자였던 하승우 선생님(서울시립미술관 '행사안내'에는 「머신 비전과 새로운 사회 권력」이란 타이틀이었는데, 발표 당시의 제목은 '기계 시각과 인간 시각의 변증법'이었다)과 마지막 발표자 임태훈 선생님('행사안내'에는 다섯 번째 발표자였지만)이었다.

하승우 선생님 발표는 '목소리'가 시선을 집중시키는 요소였다. 중후한 음색으로 '한예종'스러운 목소리였다는 느낌이다. '봉골레 파스타'(이선균)를 떠오르게 했다. 발표 내용은 문외한이 따라가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에 머릿속에 남은 게 없다.

임태훈 선생님 발표는 내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이틀이 "쓰면 현실이 된다!: AI를 혁명적 현실 생성 도구로 사용하기"였다. 'AI에 쫓기기만 할 게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상상해 보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태훈 선생님의 발표

바로 질문할 수 없었지만, 미디어의 변화 사례들(영화, TV, 디지털 등)에서 가장 커졌던 소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런 발상의 전환과 저항의 시도(놀랍게도 '대도시의 기술 인프라 구조 공략'이나 '네트워크 차단' 방법을 이야기했다. '아, 너무 용감하다. 국회의원 당선되면 내란선동죄로 잡혀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가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를 묻게 만드는 것이긴 했다. 외려 더 세밀한 감시 사회의 출현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걸 물을 기회는 없었다. 남아서 질문해 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너무 게으른 종자라.

1부 논의의 인상(제대로 들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인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은 '생성형 AI의 도래로 인해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노동, 시지각, 심미적 체험 등)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그것이 우리한테 큰 위기로 다가올 것 같다'는 것이다. 임태훈의 논의는 이에 대한 반발적 입장을 제시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실제 발표 취지를 곡해한 것일 수 있다.]

2부 'AI와 창작의 미래' 토론 시작

2부는 'AI와 창작의 미래'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으로 기획된 것 같지만, 해당 주제를 걸고 거의 질의 응답으로 진행되었다. AI 도구를 이용한 창작의 가능성을 논하는 데 많은 논의가 할애되었다. AI를 이용한 생성물을 '창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가? AI의 창의성을 논할 수 있는가?

창의성에 대한 정의는 대체로 인간 중심주의가 아니라 '인간의 분별 가능성'이라는 튜링 테스트를 떠올리는 기준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데로 의견이 모였던 것 같다('인간이 구분할 수 없다면 그 창의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정도).

많은 질문자들이 '새로운 발표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질문이 5분을 넘기는 사례가 여럿 있었던 것 같다(현장에서의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틈에서 나도 한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다.

'표절 문제'와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이었다. 최빛나 선생님의 답변만 기억에 약간 남았는데, '과거의 틀로 재단하기 어렵다, 명확하게 딱 잘라 그런 윤리적, 경제적 문제를 불식시킬 수 없지만, 적어도 새로운 기준을 모색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란 식으로 이해되는 말이었다(들을 귀가 없어서 왜곡한 것일 테지만).

긴 질문들 속에서 이번 포럼의 기획과 각론에 아쉬움을 표하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사실 내가 던진 질문도 '이런 문제도 창작 이슈에서 중요한 것인데, 왜 다루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을 품고 있던 것이기도 했다). 첫 번째 관심을 끈 질문은 인문학 분야도 공부했다는 AI 분야 현업 종사자의 질문이었다.

인문학자들은 혼자만 연구하는 것 같다. AI를 다루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AI 기술 이면에 자신과 같은 공학도인 '사람'의 존재를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과 같은 공학도들과 협업을 통해서 윤리적 혹은 인문학적 문제를 논의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 대해서 임태훈 선생님은 '돈 문제'를 꼽으며 인문학자들의 연구 스타일을 변호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혼자 놀려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혼자 놀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외에도 중요한 이야기를 했을 텐데,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서 옮길 수가 없다]

돈을 따지지 않고, 이런 주제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학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을 찾아서 함께 토론하고 그 결과를 글로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긴 할 것 같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의 문제를 다루는 포럼에서, '생성형 AI 전문가'가 발표자나 토론 패널로 참여하지 않은 것은 사실 이상하게 느껴졌다.

두 번째로 관심을 끈 질문은 '초등생 대상 저널리즘 교육'을 하시는 분의 질문이었다.

AI 도구를 활용하는 교육 현장의 문제에 당장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그런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 보고자 이런 포럼에 참여했다. 그런데 너무 관념적 수준의 논의만 이루어지는 것 같다.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가 다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 나도 이런 문제가 궁금하긴 했다.

AI를 활용한 창작의 실례는 어느 질문자(대학 강사)의 이야기에서 겨우 단서를 건질 수 있었다. 최빛나 선생님의 GPT-3 Playground를 활용한 창작 강의를 듣고, 자신이 대학에서 관련 강의를 만들어서 진행한 경험을 전달해 주었다. 6:4 혹은 7:3의 비율로 효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를 쓰고 싶지만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AI 도구는 시를 더 깊게 이해하고, 창작자의 길로 가는 장애물(권위, 시 창작의 문법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시 창작의 세계로 입문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면에서 AI 도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관련해서 최빛나 선생님의 부연 설명이 있었다).


───∞∞∞∞∞∞───


개인적으로 느낀 점


1. 발표자들이 자신의 글을 읽고 들어오지 않은 청중을 위한 발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ppt는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이런 내용─"더 나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을 위한 20가지 팁"─이 프리젠테이션 전략과 내용 구성 방법을 고민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1부 발표는 사실 발표만 듣고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튜브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짧은 시간에 쉽고 명확하게 메시지가 전달되거나 흥미를 끄는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으면, 15-30분 발표를 쫓아가기가 버겁다. 아니면 사전에 미리 글을 읽어야 발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2. 'AI와 창작, 그리고 앞으로의 문제'를 다루는 논의에서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중요한 이슈'를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발표들로 기획이 되었다면 청중들이 훨씬 흥미롭게 들었을 것 같다. 

물론 관련 분야 전공자들이 많이 참여한 포럼이긴 했을 것 같지만, 나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나 일반인이 'AI와 예술'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기대하거나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발표 내용들로 기획되었더라면, 훨씬 파급력 있는 포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3. 질문에도 나왔지만 '생성 AI 전문가'가 발표자나 패널로 참가해서 인문학자의 문제의식을 현실감 있게 조정해 주거나 관련 분야의 인문학적 혹은 예술철학적 이슈를, 현장의 문제를 녹여서 다뤄줬더라면 훨씬 균형감 있고, 효능감을 주는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4. 현장의 이슈가 소화되지 않은 부분도 아쉬웠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 수업 사례라든지, 교육과 창작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했을 때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하는 실례를 다루며 대안을 모색하는 논의도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2명의 질문자(저널리즘 강사와 시 창작 수업 대학 강사)에 의해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 이해할 기회를 가진 것은 더없이 값진 경험이었다.


5. 이 포럼을 통해서 '질문은 짧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겠구나'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2부 순서에서 하나의 강의나 발표를 듣는 것 같은 질문을 몇 개 들을 수 있었다. 한 질문자는 '저는 짧게 질문하겠습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쉬운 부분만 이야기를 했지만, 분명 많이 배울 수 있었다. 

6. '생성 AI를 이용한 창작,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평소에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복제와 표절을 어떻게 막아야 하지?', 이런 정도의 문제는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색다른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생성 AI를 이용한 창작을 튜링 테스트를 응용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알파고를 통해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계산'이 인간의 직관을 넘어서는 경험을 하면서 직관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생성 AI를 활용한 독특한 창작이 충분히 어떤 특별한 미적 체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창의성에 대한 이해 방식도 크게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7. '생성 AI 등의 도구를 이용한 종교학 연구 생산성 높이기는 어떻게 가능할까'에 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전부터 고민하던 것이었지만, 이 포럼을 계기로 빨리 시도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폭염을 뚫고 서울 나들이를 한 보람이 충분히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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